일본 신화 ‘고사기(古事記)’로부터 이어지는 돗토리의 역사 문화.
돗토리에는 역사 속 시간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있습니다. 일본 신화 ‘고사기’에 나오는 토끼 전설에 기원을 두고 있는 ‘하쿠토 신사(白兔神社)’, 슈겐도의 시초 엔노 오즈메(役小角)가 법력으로 던져 넣었다고 알려진 국보 ‘나게이레도(投入堂)’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또한, 밭 한가운데 덩그러니 서 있는 ‘갸쿠 신사(客神社)’. 에도시대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신사는 사람들의 생활 속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이곳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전통예능인 ‘기린사자춤(麒麟獅子舞)’도 있습니다.
미토쿠산 산부쓰지절 나게이레도 (三徳山三佛寺投入堂)
일본에서 가장 위험한 국보라고 불리는 것이 나게이레도입니다. 돗토리 중부에 위치한 온천이 유명한 미사사초에 미토쿠산 산부쓰지절 나게이레도가 있습니다. 706년, 엔노 오즈메가 산을 개발해서 만든 슈겐도의 절이 있습니다. 슈겐도(修験道)란, 산 그 자체를 신과 부처로 섬기는 산악신앙을 말하며 신도와 불교가 융합된 것입니다. 슈겐도는 신성한 산에서 혹독한 수련을 쌓고 깨달음을 얻어서 신과 부처의 경지에 가까워지는 것이 목적입니다. 나게이레도는 깎아지른 절벽에 건립되어 천년이 넘는 비바람을 버티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나게이레도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미토쿠산의 산기슭에 있는 산부쓰지절에서 출발해, 도중에 쇠사슬로만 이어진 곳과 험준한 산비탈을 등산해야 합니다. 그야말로 수행이 되는 곳입니다.
하쿠토 신사(白兎神社)
하쿠토 신사는 고사기에 소개된 신화 ‘은혜 갚은 흰토끼’의 전설을 가진 신사입니다. 악어상어를 속여서 바다 건너 이나바의 나라에 가려고 했던 흰토끼가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거짓말이 들통나서 껍질이 벗겨져 고통스러워하던 흰토끼를 오쿠니누시노미토코(大国主命)가 살려주자 은혜를 갚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하쿠토 신사는 신화에 연고를 둔 ‘흰토끼 신’을 모시고 있습니다.
갸쿠 신사 (客神社)
갸쿠 신사는 약 300년 전에 세워진 작은 신사로 모시는 신은 오쿠니누시노미코토(御祭神)라는, 스쿠나히코나노미코토(少名彦名命)입니다. 밭 가운에 작고 둥근 숲이 덩그러니 서 있는 모습은 지역 주민들로부터 ‘브로콜리 신사’라고 불리며 친근한 곳입니다. 또한 계절마다 용모를 바꿔가며, 시즌을 통틀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진 촬영 명소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기린사자춤 (麒麟獅子舞)
기린사자춤은 나게이레도와 함께 일본유산으로 인정받은 돗토리 동부의 전통 예능입니다. 사자머리의 기린은 중국의 상상 속 동물이고 고대부터 다른 생물을 헤치지 않는 태평성대의 상징으로 여겨진 영물입니다. 기린사자춤은 붉은 의상과 기린 모양을 한 사자머리를 쓰고 몸통에는 어른 두 명이 들어가 춤추는 2인 체제의 사자춤으로, 땅을 헤매고 다니듯 천천히 머리를 돌리거나 뒤틀며 위로 쭉 늘리는 듯한 동작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기린사자춤을 출 때, 붉은 가면에 붉은 봉을 든 ‘쇼죠’라고 불리는 사람이 옆에서 기린사자를 선도하거나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춤추기도 합니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예능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기린사자춤은 약 150개 마을에서 이어져 내려와 1년 중 하루도 빠짐없이 돗토리의 어느 신사에선가는 추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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돗토리 민예: 현대까지 대대로 전승되고 있는 수공예